“DSR 40%라는데, 연봉 6천이면 2,400만 원밖에 못 빌린다는 거야?”
DSR을 처음 듣는 사람이 거의 예외 없이 이렇게 계산합니다. 답부터 말하면, 2,400만 원은 1년에 갚을 수 있는 돈입니다. 빌리는 돈이 아닙니다. 연소득 6천만 원인 사람이 1년에 원리금으로 2,400만 원까지 갚아도 된다는 뜻이고, 그 돈으로 30년 동안 갚을 수 있는 원금이 3억 안팎입니다.
이 글은 그 3억이 어디서 나오는지, 그리고 왜 사람마다 3억이 됐다가 4억 8천이 됐다가 하는지를 숫자로 따라갑니다.
40%가 걸리는 자리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정의는 한 줄입니다.
DSR =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 ÷ 연소득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이 값이 40%를 넘으면 안 됩니다. 분자를 보세요. “대출액”이 없습니다. 있는 것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뿐입니다. 같은 1억을 빌려도 10년 만기면 1년에 갚는 돈이 크고 40년 만기면 작습니다. 그러니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낮을수록 빌릴 수 있는 원금이 커집니다.
여기까지는 이해해도, 막상 은행에서 들은 한도는 직접 계산한 값보다 작습니다. 그 차이는 아래 두 번째 표에서 나옵니다.
같은 연소득 6천인데 3억에서 4억 8천까지
연소득 6,000만 원, 다른 대출 없음, 원리금균등상환, 계약 금리 4%입니다. 수도권·규제지역은 2025년 6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30년까지라 40년 줄은 그 밖의 지역 기준입니다.
| 조건 | 한도 |
|---|---|
| 수도권 30년 만기, 변동금리 | 약 3억 61만 원 |
| 수도권 30년 만기, 순수고정 | 약 4억 1,892만 원 |
| 지방 40년 만기, 변동금리 | 약 4억 2,941만 원 |
| 지방 40년 만기, 순수고정 | 약 4억 7,854만 원 |
네 줄 전부 “연소득 6천, DSR 40%“입니다. 그런데 3억에서 4억 8천까지 벌어집니다. 2,400만 원이라는 숫자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한 줄만 검산해 봅시다. 30년 만기 변동금리로 3억 61만 원을 빌리면 1년에 얼마를 갚을까요? 계약 금리 4%로는 약 1,720만 원입니다. 그런데 표의 한도는 2,400만 원을 다 쓴 값입니다. 680만 원이 비는 이유가 다음 항목입니다.
은행은 4%가 아니라 7%로 심사합니다
은행은 DSR을 계산할 때 계약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더한 금리로 원리금을 셉니다. 수도권·규제지역은 가산이 3.0%p입니다. 4%로 빌려도 심사는 7%로 합니다.
7%로 30년 원리금균등이면 3억 61만 원의 연간 원리금이 정확히 2,400만 원입니다. 그래서 한도가 거기서 멈춥니다. 실제로 통장에서 나가는 돈은 4% 기준 1,720만 원이고, 한도를 정하는 것은 7% 기준 2,400만 원입니다. 둘은 다른 숫자입니다.
- 계약 금리 4% (실제 납부)
- 약 1,720만 원
- 심사 금리 7% (DSR 계산)
- 2,400만 원 = 연소득 6천의 40%
30년 원리금균등 기준. 한도는 아래 막대(7%)가 정하고, 통장에서 나가는 돈은 위 막대(4%)입니다.
순수고정금리에는 이 가산이 붙지 않습니다. 만기까지 금리가 안 오르니 대비시킬 이유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위 표에서 순수고정이 1억 넘게 더 나오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혼합형·주기형은 그 중간이고, 어느 구간에 들어가는지는 고정 기간이 만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정합니다. 연수로 적힌 표를 그대로 쓰면 틀리는 지점이라 대출 한도가 생각보다 적게 나오는 이유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지방(비수도권·비규제)은 사정이 다릅니다. 가산이 0.75%p로 유예 중이라 같은 조건에서 30년 변동이 약 3억 8,340만 원입니다. 수도권보다 8천만 원 넘게 더 나옵니다. 다만 이 유예는 2026년 12월 31일까지이고 그 뒤는 12월 발표를 봐야 압니다.
신용대출 600만 원이 주담대 7,500만 원을 지웁니다
분자는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입니다.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 학자금, 기존 주담대가 전부 들어갑니다.
연소득 6천에 신용대출 원리금이 1년에 600만 원 있다고 해 봅시다. 새 주담대에 남는 연간 허용치는 2,400 − 600 = 1,800만 원입니다. 30년 변동금리 한도가 3억 61만 원에서 2억 2,546만 원으로 떨어집니다. 신용대출 원금이 얼마인지는 상관없습니다. 1년에 갚는 600만 원이 주담대 한도 7,500만 원을 지웠습니다.
본인이 지금 마이너스통장이나 자동차 할부를 갚고 있다면, 집을 알아보기 전에 그것부터 정리하는 쪽이 한도를 가장 빨리 늘리는 길일 수 있습니다. 갈아타기라면 순서도 여기 걸립니다. 먼저 사고 나중에 파는 순서면 기존 집의 주담대가 아직 살아 있어서 그 원리금이 분자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먼저 팔면 잔금으로 갚으니 빠집니다. 순서 하나로 한도가 몇억 달라지는 지점입니다.
DSR을 통과해도 그만큼 나오지 않습니다
DSR 한도는 세 개의 선 중 하나일 뿐입니다.
- DSR은 소득이 정합니다. 이 글의 값입니다.
- LTV는 집값의 몇 %까지입니다. 규제지역 40%, 그 외 70%.
- 대출 총액 한도는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집값 구간별로 6억·4억·2억입니다.
실제 한도는 셋 중 가장 작은 값입니다. 연소득이 2억이라 DSR로 10억이 나와도, 규제지역 10억짜리 집이면 LTV 40%로 4억에서 막히고, 수도권 16억짜리 집이면 총액 한도 4억에서 막힙니다. DSR이 넉넉한 사람일수록 실제로 발목을 잡는 것은 나머지 둘입니다. 소득이 넉넉해도 6억에서 멈추는 이유가 그 이야기입니다.
이 글이 말하지 않는 것
위 표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규제 한도입니다. 은행마다 내부 심사 기준이 따로 있어서 실제 승인액은 이보다 적게 나오는 일이 흔합니다. 소득 인정 방식(근로소득 원천징수 기준인지, 신고소득인지, 배우자 합산인지)에 따라서도 분모가 달라집니다. 이 글의 숫자는 “규제가 허용하는 최대”이지 “이만큼 나온다”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렇게 읽으시면 됩니다. DSR 40%는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한다는 뜻이고, 연소득 6천이면 30년 기준 원금 3억 안팎입니다.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낮을수록, 스트레스 가산이 작을수록 커지고, 다른 대출의 연간 원리금만큼 그대로 줄어듭니다. 그렇게 나온 값도 LTV와 총액 한도보다 크면 의미가 없습니다.
DSR 계산기에 연소득과 금리를 넣으면 “DSR이 보는 월 상환액”과 “실제로 낼 월 상환액”이 나란히 나옵니다. 금리 유형과 만기를 바꿔 보면 위 표의 차이가 그대로 보입니다.
